치매 진단 기준과 DSM-5 : 신경인지 장애의 새로운 기준

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건강 문제로, 조기 진단과 정확한 평가가 필수적입니다. 미국 정신의학회(APA)는 정신질환 진단의 표준인 DSM-5(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)에서 치매를 기존의 용어 대신 ‘신경인지 장애(Neurocognitive Disorder)’로 새롭게 정의하였습니다.

이는 치매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,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변화입니다. DSM-5는 신경인지 장애를 ‘주요 신경인지 장애(치매)와 경도 신경인지 장애(치매 전 단계)’로 구분하여, 보다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합니다.

이번 글에서는 DSM-5가 무엇인지 살펴보고, 신경인지 장애(치매) 진단 기준과 그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

DSM-5는 무엇인가요?

‘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(DSM)’의 약자입니다.

우리나라에서는 ‘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’이라고 부르는데 미국 정신의학회(APA)에서 발행하는 정신질환 진단의 분류체계입니다.

인지도

DSM은 정신질환 진단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준이 됩니다. 정신과 의사, 심리학자, 연구자 등에 이르기까지 정신 건강 전문가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. 뿐만 아니라 연구, 교육, 임상 실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되어 지고 있습니다.

신뢰도

  • DSM은 각 정신 질환에 대한 명확한 진단 기준을 제시합니다. 이로 인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환자를 평가함에 있어 동일한 기준으로 일관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진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줍니다.
  • 광범위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과학적 근거를 기반한 신뢰도가 높습니다. 연구 방법에는 임상연구, 역학연구, 신경과학 연구, 문연 및 전문가 협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합니다.
  •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반영하며 개정되어 왔습니다. 2013년 DSM-5 이후 가장 최신판은 2022년에 개정된 DSM-5-TR 버전입니다.

비판적 시각

개정되는 과정에서 정신 질환의 진단 기준이 넓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질환이 추가되기도 합니다. 이러한 특징 때문에 진단 인플레이션이나 지나친 의료화 등 비판적 시각도 존재합니다.

과거에는 정상 범주에 속했던 행동이나 증상들이 정신 질환으로 분류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.

이는 전문가들의 신중한 진단과 치료, 양심적인 처방등을 통해 헤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.

DSM에 명시된 각 진단명의 증상과 징후 확인과 함께 숙련된 임상가의 면담과 행동관찰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.

미국 정신의학회 치매 진단 기준

미국 정신의학회 치매 진단 기준은 DSM-5에서 ‘신경인지 장애(Neurocognitive Disorder)’라는 용어로 분류하고 있습니다. 기존의 ‘치매(Dementia)’라는 말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.

다음은 주요 ‘신경인지 장애’ 진단 기준입니다.

1. 주요 신경인지 장애(Major Neurocognitive Disorder)

  • 인지 기능의 뚜렷한 저하: 기억력 장애가 필수 조건이 아니라 다음 여섯 가지 평가 영역 중 한 가지 이상에서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면 신경인지 장애로 진단합니다.
    • 복합적 주의력(Complex attention) :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고 집중하는 능력. 예를 들어 요리하면서 통화하기, 복잡한 계산을 하는 능력.
    • 실행 기능(Executive function) : 계획을 실행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리는 능력.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응하는 능력. 실행 기능이 저하되면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융통성이 부족해짐.
    • 학습 및 기억(Learning and memory) :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하는 능력. 새로 사귄 사람의 이름,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력이 나빠짐. 새로운 정보를 익히기 어려워함.
    • 언어 능력(Language) :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. 단어가 잘 안 떠오르고 다른 사람과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됨.
    • 지각·공간 기능(Perceptual-motor) : 시각 청각, 촉각 등의 정보를 해석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능력. 그림을 보고 공간적인 관계를 이해하거나 운전, 리모컨 조작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.
    • 사회적 인지(Social cognition) :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사회적 규칙을 지키는 능력.
  • 일상생활에 대한 영향: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인해 금융관리, 약복용 문제, 운전 등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장애가 발생합니다.
  • 다른 정신 질환으로 인한 것이 아님: 인지 저하가 섬망이나 우울증, 조현병과 같은 다른 정신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님을 확인해야 합니다.

2. 경도 신경인지 장애(Mild Neurocognitive Disorder)

  • 인지 기능 저하: 하나 이상의 인지 영역에서 경미한 인지 저하가 나타납니다.
  • 일상생활에 대한 영향: 인지 저하가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, 독립적인 생활은 가능합니다.
  •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있습니다.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관리하면 치매 진단을 늦출 수 있습니다. 혹여 다른 정신 질환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.

3. 추가적인 고려 사항

  • DSM-5에서는 다양한 원인에 따른 신경인지 장애를 세분화하여 진단합니다.
    • 알츠하이머병(Alzheimer’s disease)
    • 혈관성 치매(Vascular disease)
    • 루이소체 치매(Lewy body disease)
    • 파킨슨병 치매(Parkinson’s disease)
    • 전측두엽 치매(Frontotemporal degeneration)
    • 외상성 뇌손상(Traumatic brain injury, TBI)
    • 물질/약물로 인한 치매(Substance/medication-induced NCD)
    • 프리온병(Prion disease)
    • HIV 관련 치매(HIV infection)
  •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(biomarker)와 임상적 평가, 신경심리검사, 뇌 영상 검사 등 영상학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진단합니다.
  • 치매의 초기 단계인 경도 신경인지 장애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. 이를 통해 조기 치료를 촉진하여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종류에 따라선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.